은신한 테러범 소지품도 포착하는 ‘하늘의 저승사자’ [박수찬의 軍]

강원도 드론 연합회

은신한 테러범 소지품도 포착하는 ‘하늘의 저승사자’ [박수찬의 軍]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2&aid=0003355539&sid1=001&lfrom=band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이 한창이던 시리아 북부의 한 마을. 차량 한 대가 마을을 벗어나 고속도로로 향했다. 차량이 고속도로에 진입한 순간, 어디선가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 1발이 날아들었다. 자살폭탄 공격을 선동하던 IS의 대변인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가 사망한 순간이었다. 알아드나니의 ‘인간방패’였던 마을 주민들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던 미군은 2016년 8월 30일(현지시간) 그가 탄 차량이 마을을 벗어나자 무인기를 동원, 사살했다.


미국의 MQ-1 드론이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한 채 비행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처음에는 훈련용 표적에 불과했던 무인기는 현대전에서 적군의 소지품까지 식별, 공격할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무기로 변모했다. 무인기의 우수한 성능에 인간의 판단력이 결합되면서 테러리스트를 비롯한 무장세력을 공포에 빠뜨리는 최강의 무기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드론 공격을 저지하는 안티 드론(anti-drone) 기술의 발전과 드론 자체의 결함이 두드러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미 공군 정비요원들이 MQ-1 드론을 정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드론과 인간의 결합…치명적 무기 탄생 배경

2000년대 초 미 중앙정보국(CIA)이 MQ-1 프레데터 무인기에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을 장착, 테러리스트 공격에 나섰을 때까지만 해도 드론은 특수작전을 지원하는 무기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지금, 드론 없는 특수작전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전쟁의 양상은 급변했다. MQ-1 프레데터와 MQ-9 리퍼로 대표되는 드론은 미군의 전략을 혁신적으로 바꾸었다. F-15E나 F-16전투기와 유사한 정밀 타격능력을 갖고 있으면서 적에 의한 공격으로 인명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 적에 대한 파악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도 공격을 감행할 수 있으며, 격추당해도 정보 수집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이 공격용 드론을 도입해 비정규전에 적극 투입하는 이유다.

공격용 드론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이다. 미 공군은 최근 공격용 드론 MQ-9 리퍼 블록(block) 5형 4대와 이동식 지상관제시스템 4개를 1억2300만달러(1397억원)에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드론에 의한 공습’을 처음으로 선보인 MQ-1 프레데터의 개량형인 MQ-9 리퍼는 오랜 시간 비행할 수 있는 능력과 광범위한 영역을 탐지하는 센서, 다목적 통신 시스템, 정밀 타격이 가능한 무장 장착 능력을 갖춰 정찰→탐지→결심→공격→확인에 이르는 드론 전투의 모든 단계를 완벽히 수행할 수 있다.

미국의 MQ-9 드론이 훈련을 위해 비행을 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인공위성을 이용해 교신을 하므로 지구 반대편에서도 리퍼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신변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전선 인근 지역에 운용요원을 집중 배치할 필요가 없다. 전선 인근 지역에는 리퍼의 이착륙을 담당하는 조종요원과 정비 관련 인력만 배치되어 있으며, 비행제어와 무장 투하는 미 본토에 주둔하는 팀에서 담당한다. 27시간 동안 비행이 가능해 조종사만 교대하면 하루 종일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숙련된 정보분석관들은 드론에 의한 군사작전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미 본토의 공군기지에서 활동하는 정보분석관은 하루 10시간씩 근무하며 시리아, 이라크 등지의 IS 거점을 감시하는 드론이 보내는 실시간 영상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적군인지 민간인인지, 미군이나 동맹군을 위협하는지, 폭격이 필요한지 여부 등을 분석한다. 정보분석관의 분석 결과는 영상 속 인물의 생사를 결정할 정도로 영향력이 강하다. 영상에 나타나는 인물들의 인상착의와 행동 등을 모두 기록, 공유하면서 주요 위협인물과 민간인을 식별하기도 한다.

미국의 드론작전 기술을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적 수준의 상업용 드론 기술을 토대로 드론작전능력 향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7년 11월 말 처음으로 드론 24시간 출격 훈련을 실시했다. 서부에 있는 기지를 이륙해 목표를 식별하고 타격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중국군은 명중률이 100%였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의 드론작전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라크군이 중국의 차이홍2B 드론을 이륙시키기 위해 활주로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라크 국방부 제공

◆인간의 실수와 기술적 오류 문제도

미군 장병들의 희생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바마,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드론 작전의 비중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천만달러를 호가하는 고성능 드론도 미군과 정보기관에 속속 도입되는 상태다.

드론 사용이 확대되면서 드론의 활용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는 모양새다. 드론 운용요원이 실수나 오판으로 인한 민간인 및 아군 인명 손실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실제로 드론이 전송하는 영상정보를 분석하는 정보분석관은 미군에서도 ‘극한직업’으로 꼽힌다. 전장 한복판에서 날아다니는 총탄의 위협을 받지는 않으나, 영상을 통해 전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한 미군 정보분석관은 IS 조직원들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모습을 드론이 전송한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이후 드론 탑재 헬파이어 미사일로 공격을 감행, IS 조직원들을 몰살시켰다. 이 모든 영상을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을 발휘하며 지켜보는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직면한다.

미군은 정신과 의사를 상주시키면서 정보분석관들에 대한 정신과 치료를 하고 있지만 매일 반복되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정보분석관들의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판단에 오류가 발생한다. 오폭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추락하는 드론의 숫자가 적지 않은 것도 2차 피해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2001~2013년 미군의 대형 드론 400여대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장병들이 RQ-21 드론을 이륙시키고 있다. 미 해병대 제공

이같은 숫자는 같은 기간 미 공군 전투기 추락 횟수와 거의 같다. 하지만 대형 드론의 작전시간이 전투기보다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추락사고 중 194건은 항공기가 파괴되거나 200만달러 이상의 대규모 피해를 유발했다. 절반 이상의 사고는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일어났으나 상당수는 미국에서 비행훈련을 하던 도중 발생했다.

드론 사고에서는 조종 오류나 기술적 결함, 통신 문제 등이 다수 포착됐다. 공역 통제에 문제가 발생해 공중에서 C-130 수송기와 충돌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의 착각으로 드론이 비행 불능상태에 빠져 추락한 사례도 포함됐다.

이란 등 적성국가들이 미군 드론을 해킹해 강제착륙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지상 통제소와 드론이 주고받는 전파 신호를 가로채면 자신들의 지역으로 강제 착륙시키거나 지면 충돌 등을 유도할 수 있다. 2009년 9월 아프간에서 작전 중이던 MQ-9 리퍼 1대가 통제불능이 되면서 타지키스탄 국경을 넘으려 하자 미 공군은 F-15E를 보내 격추시켰다. 이란은 자국 인근을 비행하던 미군 드론들을 해킹을 통해 포획했다고 여러 차례 주장하면서 관련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란은 미군의 스텔스 무인기 RQ-170을 포획, 복제품을 만들어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작전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아군의 인명피해가 예민한 정치적 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에서 드론을 활용한 군사작전 확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드론의 군사적 이점과 함께 윤리적, 기술적 문제를 함께 검토하면서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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